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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환의 생활경제칼럼

유동환의 생활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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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4
모나미 주식회사 -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회고의 균형

모나미 주식회사

역사적 사실과 개인적 회고의 균형

 

한국의 장수 브랜드]⑤하루에 20만개 쏟아진다…국민볼펜 '모나미' | 중앙일보

자료 :1960-70년대 모나미153볼펜 신문광고

 

얼마전한국뉴스스페이스기성 종합 일간지에서국민볼펜의두얼

굴이라는제목의주식회사모나미관련기사를접했다. 모나미는필자에게젊은날잊지못할깊은인연이깃든회사이기에자연스레눈길이머물렀다. 그러나기사를읽으며필자를놀라게한대목이있었다. 모나미의창업자가오직故송삼석명예회장한사람으로만기록되어있던점이다.

필자가기억하는모나미의출발점은분명이용섭사장이었다. 잊힌역사의

편린을바로잡기위해기록을되짚어보았다.

 

대외적으로는모나미 153볼펜을개발하고기업을키워낸

송삼석(1928~2022) 회장이독보적인;창업주로알려져있다. 그러나법인

설립과회사의태동기를거슬러올라가면실질적인원(原) 창업주는상공부

관료출신의이용섭사장이었다.

 

1955년, 모나미의전신인문구수입유통무역회사‘광신산업’을일군

이사장은서울대상대를졸업한유능한청년송삼석의자질을높이사“회사

지분 10%를주겠다”는파격적인대우로상무이사로영입했다. 이후 1960년

광신화학공업사로사명을바꾸고제조업에뛰어들어 1963년대한민국

최초의볼펜모나미 153의신화를일궈냈다. 자본과인재, 통큰지분

분배가빚어낸성공적인동업의출발이었다.

 

그러나 1974년가을, 커다란변곡점이찾아왔다. 당시문구유통업계의

관행이었던무자료거래와이중장부문제로국세청과검찰의대대적인

조세포탈수사가시작되었고, 회사는당시자본금을상회하는 7억 5천만

원의막대한추징금을부과받으며존폐의위기에몰렸다.

사태의법적처벌과책임은오롯이대표이사였던이용섭사장에게

집중되었다. 이사장은전과와함께경영일선에서쓸쓸히퇴진해야했다.

 

반면, 20년간자금과살림을총괄해온송삼석전무는사재를털어추징금을

납부하고회사를살려낸‘구원투수’이자, 기도원에서회개하여정도경영을

결단한‘의로운경영자’로거듭났다.

 

1970년대압축성장기한국기업사에서는세무조사와정권의사법압박국면에서동업관계가깨지고

2인자가 1인자를대신해경영권을독식하는비사가비일비재했다.

이용섭사장은역사속에서탈세로몰락한경영자로지워졌고,

살아남아기업을지배한송삼석전무는지분을독점하며오늘날까지

볼펜의신화이자정도경영의표상으로미화되었다. 오랜세월회사의

살림을함께했던동업자가한순간에단독구원자로변모하고모든과오는

퇴출당한 1인자에게만지워진현실은, 냉혹한기업권력투쟁의단면을

적나라하게보여준다.

 

하지만카나다에서 55년간생활하며캐나다WIN/WIN습관에읽힌필자는묻고싶다.

과연,

그지난한동업자투쟁에서진정한승자와패자가존재할수있는가.

애초에하나의꿈을품고시작했던동업이란본래한몸이었기때문이다.

 

필자는 1971년캐나다로이주하기전인 1969년, 이용섭사장댁에서차남과

장녀의가정교사로소중한인연을맺었고, 장남과는막역한친구로지냈다.

 

1978년재회했을때이회장께서는필자에게“자네는남의밑에서만일하지말고꼭자네사업을하라”는큰가르침을주셨다. 그조언에힘입어필자는캐나다에서성공적으로비즈니스를일굴수있었고, 은퇴한지금은독서를즐기고세계여행을다니며토론토에서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있다.

필자의삶에자립의불씨를지펴주신이용섭회장님의은혜를반세기가지난지금도잊지못한다.

 

1978년이후안타깝게도소식이끊겨오랜세월그가족들을기억에만남겨두었다.그러나이용섭회장이없는모나미회사의현주소를찾아야했다.

 

 

오늘날디지털태블릿과스마트폰의보급, 초저가중국산공산품의공세속에서중저가볼펜산업은구조적인한계에직면해있다. 몽블랑처럼독보적인 '명품헤리티지'나 '기호품' 영역을구축하지못한범용필기구기업모나미의상장역사와최근재무상태, 지속가능성분석을 살펴보았다.

 

1. 모나미의주식상장배경

상장일:1974년 6월 26일 (한국거래소유가증권시장 / KOSPI)

역사적아이러니:모나미는 1974년 6월코스피에상장했다. 앞서알게된 탈세수사와내부고발사태가터진시점이바로상장직후인 1974년 10월이었다. 상장으로기업공개(IPO)를마친직후거액의세무조사와경영권격변이연이어터졌던것이다.

 

2. 최근 3개년연간실적 (Annual Statements, 연결기준)

모나미는현재심각한실적둔화와구조적적자늪에빠져있다.

구분

2023년

2024년

2025년

매출액

1,415억원

1,331억원

1,310억원

영업이익

-23억원 (적자)

-38억원 (적자)

-59억원 (적자)

당기순이익

-57억원 (적자)

-53억원 (적자)

-107억원 (적자)

영업이익률

-1.60%

-2.87%

-4.47%

(출처: 모나미공시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감소세: 2023년 1,400억원대에서 2025년 1,310억원수준으로매년외형이축소되고있다.

적자폭확대: 3년연속영업적자와순손실을기록하고있으며, 특히 2025년에는순손실이 100억원을돌파(-107억원)하여수익성이급격히무너졌다.

 

3. 재무적지속가능성 (Financial Sustainability) 평가

"중저가문구의화석화"현상이모나미의재무제표에그대로반영되고있다.

 

디지털화와중국산저가공세에따른본업침체:

학교와직장의필기문화가태블릿과전산으로급격히이동하면서국내문구수요자체가줄어들었다.

남아있는저가시장마저알리익스프레스·테무등중국산초저가문구류가잠식하여, 마진율이높은펜판매가불가능해졌다.

 

어설픈프리미엄전략의한계:

모나미역시몽블랑이나파카를모방해 '153 리미티드에디션(메탈볼펜)'이나고급만년필라인업을시도했으나, 153 볼펜특유의'서민적·일회용' 이미지를벗겨내지못해프리미엄명품시장안착에는실패했다.

 

신사업난항과지속가능성위기:

문구업의한계를돌파하기위해화장품 OEM/ODM 제조(모나미코스메틱)와반려동물사업등에진출했으나, 기존강자들이즐비한시장에서뚜렷한실적을내지못하고적자폭만키우는원인이되었다.

연속적자로인한현금흐름악화, 재고자산부담, 3세경영승계과정에서의지배구조이슈(오너리스크) 등이겹치면서기업의지속가능성은창사이래가장중대한시험대에올라있다

1970년대이용섭회장없이 일가독점지배체제를세워화려하게계승자의잔치를벌였을지모르나, 세월이흘러시대의거대한파도(디지털전환과글로벌공급망변화) 앞에서는그누구도영원한승자로남을수없다는비즈니스의엄정한법칙을모나미의현주소가증명하고있다.

 

동업자간의분쟁에는결국승자도패자도없고, 남는것은이익을 낼수 있는상품과서비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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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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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4
트럼프가부처다

트럼프가부처다

 

자비의 보관을 쓴 시대의 데바닷타

 

우리는 이 거친 반면교사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관세음보살의자비로운보관아래트럼프의얼굴이합성된기묘한불화를마음속으로가만히떠올려본다. 자비와평정을상징하는백의관음의유려한옷자락위에붉은넥타이를매고특유의단호하고거친표정을짓고있는도널드트럼프의얼굴. 누군가에게는신성모독처럼보이고, 누군가에게는냉소적인정치풍자로비칠이이질적인결합속에서나는역설적이게도불교가말하는가장처절한화두를마주한다. '도대체부처란누구인가?'

 

천수경(千手經)을펼쳐십악참회(十惡懺悔)의원문을한자한자소리내어읽다보면, 수천년전고대인도에서기록된경전이아니라 21세기미국의백악관과유세장을중계하는활자처럼다가온다.

 

十惡懺悔 (십악참회)

殺生重罪今日懺悔 (살생중죄금일참회)

偸盜重罪今日懺悔 (투도중죄금일참회)

邪婬重罪今日懺悔 (사음중죄금일참회)

妄語重罪今日懺悔 (망어중죄금일참회)

綺語重罪今日懺悔 (기어중죄금일참회)

兩舌重罪今日懺悔 (양설중죄금일참회)

惡口重罪今日懺悔 (악구중죄금일참회)

貪愛重罪今日懺悔 (탐애중죄금일참회)

瞋恚重罪今日懺悔 (진에중죄금일참회)

癡暗重罪今日懺悔 (치암중죄금일참회)

 

몸과입과뜻으로짓는이열가지악업은트럼프라는인물의공적궤적과놀랍도록선명하게겹쳐진다.

거짓을참말처럼당당하게밀어붙인수많은발언들은망어(妄語)의전형이고, 스스로를천재라칭하며번지르르하게과장해대중을현혹한수사는기어(綺語)다. 인종과계층, 국경을갈라 '우리'와 '그들'을끊임없이싸우게만든편가르기는양설(兩舌)의극치이며, 정적과약자를향해거침없이쏟아낸조롱과멸시는악구(惡口)의생생한교본이다.

 

그의내면을추동하는동력역시다르지않다. 부와명예, 권력의스포트라이트를향한끝없는집착은탐애(貪愛)요, 자신에게반대하는이들을결코용납하지않고복수심을불태우는적대감은진에(瞋恚)이며, 객관적이성과진실을거부한채아집에갇힌세계관은치암(癡暗)의어둠그자체다. 여기에사적스캔들로얼룩진판결들과법치적규범을무시해온행보들은신삼업(身三業)의그림자마저짙게드리운다.

 

이토록십악(十惡)을철저하게체현하고있는인물을두고어찌 '부처'라부를수있겠는가. 그러나불교의오랜지혜는부처가오직온화하고자비로운스승의모습으로만오지않는다고가르친다.

법화경에는붓다를끊임없이모함하고살해하려했던최악의배신자 '데바닷타(제바달다)'가등장한다. 세속의잣대로는용서받지못할악인이지만, 붓다는그를가리켜 "나를성불하게만든최고의선지식(善知識)"이라며장차성불할것이라수기(授記)를내렸다.

 

극한의어둠과악행을몸소보여줌으로써붓다에게자비와인욕의완성을시험하고증명하게해준 '반면교사(反面敎師)'의스승이었기때문이다.

트럼프가바로우리시대의데바닷타이자, 역설의부처인까닭이여기에있다.

 

골방에앉아천수경의십악참회를백번, 천번기계적으로외우는것보다, 백주대낮에온세상의이목을집중시키며십악을적나라하게전시하는한인물의말로와분열을똑똑히목도하는것이훨씬더서늘한각성을준다. "결코저길을따라걷지않으리라. 탐욕과분노, 거짓과갈라치기가영혼과사회를어떻게파괴하는지똑똑히보았으니, 내안의탐진치(貪瞋癡)를거두고말한마디, 생각하나를삼가리라."

 

그의행적을보며마음깊은곳에서터져나오는이준열한경계심이야말로살아숨쉬는참회다. 백권의경전을암송하는것보다, 그의파괴적인행보를반면교사삼아나의삶을돌이키는순간우리는진정한부처의마음에한걸음더가까워진다. 그는자신의온생애를던져 '악업의끝이무엇인가'를인류에게실시간으로시연해보이고있는혹독한 보살인셈이다.

 

역사의긴강물을조망해보면, 인류는언제나직선으로진보하지않았다. 두걸음나아가기위해한걸음물러섰고, 빛의소중함을뼈저리게깨닫기위해반드시깊은암흑의터널을통과해야만했다.

 

트럼프와같은극단적선동가가등장해세상을뒤흔드는것역시역사의퇴행이나파멸의징조가아니다. 그것은화려한번영의그늘아래오랜세월곪아터진불평등과소외, 문명사적모순을백일하에드러내는필연적인진통이다. 환부가겉으로터져나와야비로소근본적인치료가시작되듯, 그는인류사회가방치해온병리적민낯을강제로직시하게만드는독한백신과같다.

 

세상은언제나더좋아지는쪽으로도도하게흐른다. 광풍이지나가고나면우리는평화와절제, 상호배려와이성적인연대가얼마나값진공기였는지를다시금뼈저리게배우게될것이다.

 

자비로운관음보살의연화대위에올라앉은트럼프의형상은결코조롱이아니다. 지옥의고통을생생하게보여줌으로써마침내인간을각성시키는역설의성자, 더성숙하고지혜로운세상을낳기위해어둠의산파를자처한거친부처의모습이다.

 

오늘밤, 어지러운뉴스를끄고조용히합장해본다. 우리에게가장아프고도분명한화두를던져주고있는그거대한반면교사를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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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환
430067
62971
2026-10-04
명품의경제학 (4) - 에르미스, 세대를 잇는 가문 경영

명품(10)

명품의경제학 (4)

에르미스, 세대를 잇는 가문 경영

 

 

자본의거대한파도앞에서 장인정신과 가족의 결속으로 독립을 지켜낸 장면

 

중앙의‘H51’ 방패는에르미스가문이지분을공동으로묶어경영권을지킨가족지주회사를뜻한다.. 왼쪽의따뜻한주황색·안장·비단스카프는장인정신과전통, 오른쪽의거대한은빛파도는

LVMH의막강한자본력을상징한다.

세대를잇는가문경영

 

100년을버티는유럽럭셔리지배구조의비밀

현대자본주의시장을움직이는절대다수의상장기업들은 '분기실적'이라는가혹한쳇바퀴위를달린다. 3개월마다월스트리트와여의도의금융분석가들이내놓는실적전망치를단 1센트라도밑돌면주가는곤두박질치고, 전문경영인은주주들의해임압박에직면한다. 이러한단기수익극대화의압력속에서대다수기업들은연구개발비용을줄이거나무리한할인판매로매출숫자를부풀리며스스로브랜드의미래자산을갉아먹는다.

그러나이러한현대주주자본주의의상식을비웃듯, 수십년을넘어 100년이상의세월동안압도적인초과수익률과브랜드의영속성을동시에증명해온독특한집단이있다. 바로유럽의하이엔드명품기업들을지배하는 '가문왕조(Family Dynasty)'들이다.

글로벌 4대명품하우스의지배구조를들여다보면실로놀라운공통점이드러난다. 에르메스는창업자티에리에르메스의후손약 100여명이뭉친가문연합체가약 67%의지분과 70% 이상의의결권을단단히틀어쥐고있다. 세계최대럭셔리제국 LVMH는베르나르아르노회장과그의다섯자녀가지주회사를통해약 48%의지분과 64%의압도적의결권을행사한다. 구찌와생로랑을거느린케어링그룹은프랑수아피노가문이 59%의의결권을, 까르띠에와반클리프아펠의모기업인리치몬트역시남아프리카공화국의요한루퍼트가문이차등의결권주식을통해단 10%의지분만으로과반(51%)의통제권을행사한다. 외부적대세력의개입이원천차단된절대왕권의구조다.

이러한견고한가문지배구조는왜럭셔리비즈니스에서독점적해자(Economic Moat)로작동하는가. 그첫번째이유는 '장기주의(Long-Termism)'에있다. 전문경영인은통상 3~5년의재임기간내에가시적인성과를내야하기에브랜드의장기적희소성을훼손하는유혹에빠지기쉽다. 반면가문지배주주들의시계(Time Horizon)는다음분기보고서가아니라 '다음세대'를향한다. 이들은수년뒤의단기매출을포기하더라도장인기술의전수와공방보존에수억유로를아낌없이투자하며, 당장의외형성장보다브랜드의상징자본(Symbolic Capital)이마모되지않는것을최우선으로삼는다.

두번째강점은위기국면에서의단호한 '적대적인수합병(M&A) 방어력과전략적일관성'이다. 2010년 LVMH의아르노회장이지분을은밀히매집하며에르메스를집어삼키려했을때, 흩어져있던에르메스가문의방계후손 50여명은스스로주식을 20년간팔수없도록묶어두는지주회사 'H51'을설립해제국의공격을격퇴했다. 단기매매차익보다가문의역사적긍지를지키려는집단적결속력이시장의천문학적인현금유혹을이겨낸것이다.

더나아가이들은후계구도역시혹독한실력주의와철저한도제교육으로설계한다. 아르노회장의자녀들은어린시절부터매주토요일명품매장을순회하고공학및경영명문대를졸업한뒤, 그룹산하브랜드의말단실무부터수십년간검증을거쳐경영전면에배치된다. '혈연'에만의존하는것이아니라, 명품의문법을유전자레벨에서체득한 '검증된가문경영자'를길러내는시스템을안착시킨셈이다.

결국유럽럭셔리하우스들이우리에게보여주는진실은자본주의의가장오래된역설이다. 단기이윤을맹목적으로좇는자본보다, 브랜드의헤리티지와가문의명예를세대에걸쳐전수하려는집념이장기적으로는주식시장에서가장파괴적인복리성장률과지속가능한기업가치를빚어낸다는사실이다. 100년을버텨낸명품의진짜힘은화려한런웨이나마케팅기교가아니라, 시간의무게를이겨내도록설계된단단한지배구조의뿌리에서자라나고있다.

 

그러나 영원한 기업의 주인은 없다. 이익을 낼수 있는 상품만 영원하다

donyoo
유동환
429651
62971
2026-09-13
명품(8) 명품의경제학 (2) LVMH 아르노제국의법칙

유동환 칼럼 283

 

명품(8)

명품의경제학 (2)

LVMH 아르노제국의법칙

 

The Year in Developments & Insights into the World's Largest .

 

예술과상업의완벽한결합, 팝럭셔리의힘

에르메스가고즈넉한아틀리에에서 '느림과자발적결핍'의철학을지켜내며신화를쓸때, 프랑스파리의또다른축에서는전혀다른문법으로전세계의소비지형도를바꾼거대한제국이태어났다. 바로 '캐시미어를두른늑대'라불리는베르나르아르노(Bernard Arnault) 회장이건설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다.

전통적인명품비즈니스가소수유럽귀족들의은밀한전유물에머물러있던 20세기후반, 공학도출신의아르노는월스트리트식 M&A 기법과날카로운자본의감각을앞세워럭셔리의대중화와산업화라는미개척지를꿰뚫어보았다. 1984년파산직전의크리스챤디올을인수하며서막을올린그는이후루이비통, 모에샹동, 지방시, 펜디, 셀린느, 불가리, 그리고미국의전설적인주얼리하우스티파니에이르기까지 75개이상의호화브랜드를차례로편입하며역사상유례를찾을수없는거대한럭셔리복합제국을일구어냈다.

아르노제국을떠받치는첫번째핵심성공방정식은 '스타브랜드모델(Star Brand Model)'과 '규모의경제'의정교한결합이다. LVMH 산하의수많은하우스들은각자의정체성과디자이너의창의성을철저히독립적으로보장받는다.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재무적계산이나상업적타협없이오직파격적인예술성에만몰입한다.

하지만그우아한예술의뒤편에서는냉철한거대자본이작동한다. 전세계최고의번화가부동산을선점하는교섭력, 촘촘한글로벌공급망, 막강한미디어바잉파워, 그리고효율적인물류시스템이보이지않는거대한병참기지역할을수행하는것이다. 디자이너가무대위에서대담한미학적혁신을선보이면, 기업은이를정교한유통과마케팅시스템을통해거대한현금흐름으로즉각환전해낸다.

두번째법칙은럭셔리의본질을완전히재정의한 '팝럭셔리(Pop Luxury)'의창조다. 과거의명품이박물관유리관속에갇힌고루한클래식이었다면, LVMH는이를동시대대중문화와엔터테인먼트의심장부로과감히끌고들어왔다. 마크제이콥스와무라카미다카시의컬러풀한모노그램협업을시작으로, 스트리트웨어의거장고(故) 버질아블로와글로벌팝스타퍼렐윌리엄스를루이비통남성복의수장으로연이어발탁하는파격적인행보를이어갔다.

런웨이는하나의거대한힙합콘서트이자현대예술축제로탈바꿈했고, 세계적인 K-pop 스타들과스포츠영웅들을글로벌앰버서더로기용하며젊은세대의열망을단숨에사로잡았다. 최고급샴페인과가죽가방을단순한부의과시가아니라, '지금이시대가장힙하고트렌디한문화적상징'으로탈바꿈시킨것이다.

LVMH가현대자본주의에증명해보인가장위대한성취는순수예술과냉혹한상업이서로를갉아먹지않고가장매혹적인방식으로공존할수있다는사실이다. 아르노는유서깊은프랑스의장인정신과문화적자산위에글로벌팝컬처의역동적인에너지를불어넣고, 이를한치의오차도없는경영시스템으로완벽하게조율해냈다.

대중이꿈꾸는은밀한욕망을가장정확한타이밍에문화와예술로승화시키는능력, 그리고그환상을전세계에팔아치우는치밀한자본의오케스트라. 이것이바로전세계금융시장과소비자들이아르노제국의찬란한왕관앞에경의를표하는진짜이유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1. Mission Statement (사명)

"The Art of Crafting Dreams / To represent the most refined qualities of Western 'Art de Vivre' around the world." (꿈을빚어내는예술 / 서구의가장세련된 '삶의예술(Art de Vivre)'을전세계에구현한다.)

꿈과환상의창조: 단순히물리적인소비재를파는것이아니라, 전통과혁신을결합하여사람들의열망과꿈(Dreams & Fantasy)을제품으로형상화하는것을궁극적사명으로운영한다..

삶의예술(Art de Vivre) 전파: 프랑스특유의미식, 와인, 패션, 주얼리등삶을풍요롭게만드는우아함과창의성의가치를전세계에전달한다.

2. Vision Statement (비전)

"To ensure the development of each of its Maisons while respecting their identities and their autonomy, anchored in a long-term family spirit." (장기적관점의가족정신을바탕으로, 산하각메종의고유한정체성과자율성을존중하며지속적인성장을이끈다.)

분권화된자율성(Decentralization): 75개이상의산하하우스(루이비통, 디올, 셀린느등)가고유한예술적유산과정체성을잃지않도록경영과창작의독립성을보장한다.

수직계열화와시너지(Vertical Integration): 최상급원자재조달부터제조, 전세계선별적유통망(부동산입지)까지가치사슬전체를그룹의거대자본으로완벽히통제하고지원한다.

장기적가족경영(Long-term Family Spirit): 분기별단기실적에매몰되지않고세대를건너뛰며브랜드의생명력을영속화하는장기전략을추구한다.

3. Core Values (베르나르아르노회장이정의한 4대핵심가치)

창의성과혁신 (Be Creative and Innovative): 유구한역사와전통을계승하되, 동시대의새로운기술과대담한팝컬처를적극수용하여끝없이미래지향적새로움을창출한다.

탁월함의실현 (Deliver Excellence): 품질에관한한어떠한타협도허용하지않으며, 제품의디테일부터고객경험서비스까지장인정신의완성도를극대화한다.

기업가정신의함양 (Cultivate an Entrepreneurial Spirit):

세계최대의럭셔리제국이면서도스타트업과같은민첩한실행력과실용적인위험감수(Risk-taking) 정신을전사적으로장려한다..

긍정적영향력에대한헌신 (Be Committed to Positive Impact): 환경보호(친환경원자재·탄소저감), 사회적책임, 장인기술전수(Métiers d'Excellence)를통해산업의지속가능성을선도한다.

 

 LVMH Designers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Euronext Paris: MC)의주요주가지표와시가총액, 지배주주관련재무데이터

 

항목

수치및현황

비고

주가수익비율 (P/E)

약 21배 ~ 23배

최근주가및주당순이익(EPS) 기준

P/E 1년평균

약 21x – 24x

중국및글로벌명품소비둔화우려가반영된밴드

P/E 5년평균

약 25x – 27x

팬데믹이후명품보복소비호황기반영

P/E 10년평균

약 23x – 25x

장기역사적중간밸류에이션수준

배당수익률 (Dividend Yield)

약 2.2% ~ 2.5%

주당배당금약 €13.00 내외기준

총주식시가총액 (Market Cap)

약 2,300억 ~ 2,400억유로


 

(미달러환산시약 $2,500억 ~ $2,600억 USD)

발행주식수약 5억 100만주기준

베르나르아르노및가문지분율

약 48% (의결권기준약64%)

가족지주회사(Financière Agache 등)를통해보유

베르나르아르노소유주식평가액

약 1,100억 ~ 1,150억유로


 

(미달러환산시약 $1,200억 ~ $1,250억 USD)

LVMH 단일상장주식지분가치기준

지표해설및참고사항

P/E 밸류에이션추이: LVMH의 P/E는 2021~2023년명품호황기당시 30배를웃돌기도했으나, 최근글로벌경기및소비위축국면을거치며 10년역사적평균(23~25배) 하단인21~23배수준으로완만하게내려와안착.

아르노가문자산구성:위 '소유주식평가액'은 LVMH 상장주식에대한직접지분가치(약 48%)이며, 비상장지주회사(Christian Dior SE 지분및아르노가문개인부동산, 아트컬렉션, 기타사모펀드자산)를모두합산한포브스/블룸버그기준아르노가문의총순자산(Net Worth)은약 $1,400억~$1,500억달러수준으로집계.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9522
62971
2026-09-08
명품(7) . 명품의 경제학(1) 에르메스의 기적,

 

명품(7)

명품의 경제학 (1)

에르메스의 기적,

 

 

왜 시장은 2배의 프리미엄을 주는가?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지배하는 가장 보편적인 원리는 규모의 경제와 대량 생산이다.기업은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제품 단가를 낮추고,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해 왔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들어 파는 것이 승자의 공식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 자본주의의 기본 공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예외적인 존재가 있다. 프랑스의 하이엔드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Hermes)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을 살펴보면 에르메스의 독보적 위치가 확연히 드러난다. 세계 최대 명품 제국인 LVMH가 통상 20배 초반의 준수한 밸류에이션을 받는 반면, 에르메스는 그 두 배에 육박하는 40배 안팎의 멀티플을 꾸준히 유지한다. 이는 단순한 주가 거품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 구조에 부여한 절대적인 신뢰의 징표다. 시장은 왜 단일 브랜드 중심의 이 프랑스 가문 기업에 테크 기업에 버금가는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일까.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

해답은 역설적이게도 철저한 '자발적 결핍'과 타협 없는 '공방 장인 모델'에 있다. 일반적인 제조 기업은 수요가 폭발하면 즉각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 라인을 늘려 매출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에르메스는 제품 수요가 아무리 넘쳐나도 연간 생산 증가율을 7~8% 안팎으로 엄격히 통제한다. 숙련된 장인을 육성하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릴뿐더러, 한 명의 장인이 가방 한 개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책임지고 완성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 방식은 현대 경영학의 관점에서는 비효율의 극치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에르메스만의 막강한 경제적 해자가 구축된다. 공급이 수요를 결코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는 영구적인 대기 수요를 창출하고, '재고 리스크 제로'라는 기적적인 사업 모델을 완성한다. 다른 패션 하우스들이 시즌이 지나면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고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을 때, 에르메스는 매장에 재고 자체가 없어 세일을 할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이러한 희소성은 절대적인 가격 결정권(Pricing Power)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도 에르메스는 가격을 거침없이 인상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에 반발하기는커녕 기꺼이 수년을 기다린다. 2차 리셀 시장에서 버킨백과 켈리백의 가격이 매장 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현상은 에르메스 제품을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금이나 미술품 같은 대체 투자 자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마케팅 전략 역시 기존의 틀을 철저히 거부한다. 화려한 연예인 협찬이나 대규모 광고 캠페인 대신, 공방에서 가죽을 다듬는 장인의 손길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승마 문화의 유산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당장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인위적 결핍 그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남들이 효율성과 속도를 좇아 아웃소싱과 기계화를 선택할 때, 에르메스는 느림과 장인 정신, 그리고 세대를 잇는 독립 경영을 지켜냈다. 결국 주식 시장이 에르메스에 부여한 높은 프리미엄은 단순히 비싼 가죽 가방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품질의 본질을 지켜낸 기업이 누리는 '기다림의 미학'과 '대체 불가능한 신뢰'에 바치는 자본주의의 가장 정직한 찬사다.

 

 에르메스 기능직원

 

에르메스 주요 재무 및 주가 수익률 지표

주가 수익비율(P/E): 1년(15%) 5년(22.5%) 10년(24.5%)

이윤 배당수익률(Div. Yield): 1.25%

총 주식싯가: $ 193B US

뒤마·게랑·퓌에 가문소유(Dumas, Guerrand, Puech Family):

$135B US (70 %)

(지표 기준: 글로벌 주요 금융 데이터 추정치 반영) 

에르메스 4대 회장 뒤마

Vision & Mission: "장인 정신의 순수성과 품질을 보존하여,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한다."

 

투자가능성

단기 매매나 고배당을 노리는 투자처로는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10년이상 인플레이션을 완벽히 이겨내고 경기 침체에도 하방 경직성이 가장 강한 단 하나의 소비재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는 관점에서는 전 세계 주식 시장을 통틀어 대체 불가능한 최상위 퀄리티(Quality) 종목이다.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9235
62971
2026-08-27
명품(6) 나도 사야지

 

명품(6)

나도 사야지

엄마 내가 나중에 꼭 샤넬백 사줄게! 어렸을 때 당차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된 오늘. 곧 엄마 생신이 다가오는데, 그날 제가 한국에 없을 것 같아서 늘 드리던 용돈 대신, 이번엔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한국의 GDP 대비 명품 소비 비율(0.85% 안팎)이 미국, 유럽, 심지어 중국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현상과 그 지속성에 대한 질문은, 현재 전 세계 경제학자들과 소비심리학자들이 가장 흥미롭게 연구하는 주제가 되었다.

이 현상은 단순히 "한국인이 사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 특유의 고유한 구조적·심리적 메커니즘이 결합한 결과라 할수 있다.. 이를 사회심리학적 원인과 향후 지속성 전망으로 나누어 깊이 있게 분석해 보면,.

한국의 명품/GDP 비율이 유난히 높은 4가지 핵심 원인

1,체면' 문화와 집단주의 속 강력한 '동조 압력(Conformity Pressure)'

한국은 역사적으로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평판을 중시하는 체면(體面) 문화가 발달한 사회다.

  • 진화심리학과 밈(Meme) 이론에서 보듯, 한국과 같은 밀집된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남들이 가진 것을 나만 가지지 못했을 때 느끼는 낙오 불안감(Fear of Missing Out,FOMO)"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 명품이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결혼식, 동창회, 직장 등 '사회적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최소한의 예의이자 방어막’으로 인식되면서 중산층과 청년층까지 구매 대열에 합류(명품의 대중화)하게 되었다.

2,주거 불안정성(부동산)과 '체념적 소비(Kaput Consumption)'

경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포인트

치솟는 집값과 자산 격차로 인해 젊은 세대는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낀다(이른바 '벼락거지' 현상).

  • 집을 사기 위한 수억 원의 저축은 포기하는 대신, '지금 당장 나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입증할 수 있는 수백~수천만 원짜리 명품'에 돈을 쓰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미래 자산 형성을 포기하고 현재의 기분을 전환하는 'Small Luxury(스몰 럭셔리) 효과' 또는 체념적 소비라 부른다.

3,소셜 미디어(Social Media,SM, SNS)와 '체크인 문화'의 결합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SM(인스타그램 등) 활용률을 자랑한다.

  • 명품을 구매한 후SM 에 인증하는 문화는 앞서 다룬 '핸디캡 원리(Costly Signaling)'의 디지털 버전이다.
  • 온라인상에서 타인에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실시간으로 과시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명품 소비의 가장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4,유통업계와 명품 브랜드의 '한국 맞춤형 마케팅

한국은 국토 면적 대비 백화점과 명품 매장 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 접근성이 너무 뛰어난 데다, 백화점들은 VIP 등급 제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구별 짓기(Distinction)'의 우월감을 주입한다.
  • 여기에 K-POP 스타들이 글로벌 명품의 앰배서더로 대거 활동하면서, 청소년과 20대에게 명품을 '친숙하고 당연한 것'으로 각인시켰다.

한국 명품 시장의 지속성 예견 (향후 전망)

과연 이 높은 비율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고점을 찍고 정체(Plateau)하겠지만, 구조적으로 급격히 폭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상반된 힘이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락 및 정체를 이끌 요인 (둔화 요인)

  1. 인구 구조의 역풍 (저출생·고령화):
    • 명품 소비의 가장 큰 손이었던 2030 청년 인구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 소비 피로감과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로의 이동:
    • 너도나도 샤넬과 루이비통을 들기 시작하면서, 진짜 상류층과 트렌드 리더들은 이미 로고가 크게 박힌 명품에서 이탈하고 있다. "길거리에 너무 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명품의 가장 큰 가치인 '희소성'이 훼손된다.
  3. 경기 침체 및 부채 부담:
    • 고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해, 영끌이나 할부로 명품을 사던 2030세대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투기성·과시성 구매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

비율을 받쳐줄 구조적 버팀목 (유지 요인)

  1. '자기만족형 소비'로의 체질 개선:
    •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형 소비는 줄어들더라도,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 개념으로 명품을 하나씩 구매하는 문화는 이미 하나의 소비 패턴으로 정착했다.
  2. 명품의 '자산화' 인식:
    • 한국 소비자들은 명품을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중고로 팔아도 값을 받는다"는 일종의 안전 자산이나 리셀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쉽게 시장이 꺼지지 않는다.

 

옷이 날개다

"서양인들은 생존을 위해 '식(Food)'을 먼저 꼽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짐승과 인간을 구별하는 문명의 첫 조건으로 '의(衣)'를 꼽으며 **'의식주(衣食住)'**라 불렀다. '옷이 날개다'라는 속담처럼, 옷은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체면을 지키는 날개였다.

그러나 서양 속담 *"수도복을 입었다고 다 수도사는 아니다(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경고처럼, 현대의 명품 현상은 옷이라는 날개에만 집착한 나머지 그 안에 담겨야 할 '인간이라는 본질'을 잊어버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백으로도 최고의 품격을 발휘하는 멋쟁이의 비밀은, 외면의 날개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인품과 지성이라는 '진짜 날개'를 스스로 창조할수 있다.

 

한국인의 명품 소비 심리 및 사회적 원인 분석 학술 출처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문화자본론 &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의 과시적 소비 이론:

계층 간 구별 짓기'와 상류층 모방 심리를 설명하는 고전 및 현대 사회학적 분석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연구팀 등) Consumer Trend Center 보고서:

한국 특유의 체크인 문화, 부동산 자산 격차로 인한 2030 세대의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현상' 및 '체념적 소비' 메커니즘을 분석한 자료.

한국갤럽 및 대학 연구소(연세대·고려대 경영/소비자학)의 집단주의 소비 심리 논문:

한국 사회의 밀집된 고밀도 네트워크 속에서 작동하는 '동조 압력(Conformity Pressure)'과 '낙오 불안감(FOMO)'이 명품 구매를 유발한다는 임증적 연구.

 

종합 결론

"한국의 높은 GDP 대비 명품 비율(0.85%)은 사회적 불안감과 자산 격차가 만든 '시대의 초상화'다."

미래의 한국 명품 시장은 '양적 폭발'에서 '질적 양극화'로 이동할 것이다. 겉모습만 화려했던 과시용 대중 명품(Masstige)은 거품이 빠지겠지만, 진정한 고가 명품(에르메스, 하이엔드 보석 등)은 최상류층을 중심으로 더욱 견고해질 수도 있다.

결국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이 그러했듯, 타인의 시선에 의존한 과시적 소비는 언젠가 피로감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는**'나만의 주체적인 스타일과 내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숙한 소비 문화가 메워가게 될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야 하나?

비단옷 입고 밤길을 걸어야 하나?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8842
62971
2026-08-19
명품(5) 명품 시장

 

명품(5)
명품 시장

 

 

                                                                  세계 총 명품시장

[참고 및 단위 설명]

최근(2025~2026년 발표 기준) 글로벌 컨설팅 그룹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및 알타감마(Altagamma)의 명품 시장 보고서와 IMF/세계은행의
GDP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한 세계명품시장 현황
아래 포함된명품 시장 규모는 자동차, 요트, 고급 호텔 등을 제외한 ‘개인용
명품(Personal Luxury Goods: 의류, 가죽제품, 보석, 시계, 화장품 등)’
금액 단위: 미국 달러(USD) 기준
GDP 대비 비율: 각국의 개인용 명품 시장 규모가 해당 국가의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1. 세계 전체 명품 시장 규모 및 세계 GDP 대비 비율
세계 전체 GDP: 약 110조 달러 ($110 Trillion)
세계 개인용 명품 시장 규모: 약 3,800억 달러 ~ 3,900억 달러
세계 GDP 대비 비율: 약 0.35%
전 세계 경제 전체로 보면 1%가 채 되지 않는 비율이지만, 특정 선진국 및
동아시아 국가들에 소비가 집중되어 있다.

2. 주요 8개국 명품 시장 및 GDP 대비 비율 종합 비교표
국가 GDP 명품시장 GDP 대비 명품(%)
1.한국 1조8천억 155억 .83
2.일본 4조 2천억 320억 .76
3.프랑스 3조 1천억 170억 .55
4.미국 28조7천억 1100 억 .38
5.중국 18조5천억 675억 .38
6.독일 4조 5천억 160억 .35
7.캐나다 2조 2천억 57억 .25
8.인도 3조 9천억 39억 .09

분석 참고
1.한국의 독보적인 'GDP 대비 명품 소비율' (0.85% 안팎)
한국은 절대적인 시장 규모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5위
수준이지만, 'GDP 대비 비율'이나 '1인당 명품 소비액'에서는 주요국 중
단연 1위.
2. 프랑스와 일본의 '관광 및 엔저 효과'
프랑스(0.55%)와 일본(0.76%)의 GDP 대비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순수 자국민의 소비뿐만 아니라 '글로벌 관광객의 쇼핑'이 집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엔저 현상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명품 쇼핑의 성지'가 되었다.
3. 캐나다의 상대적으로 낮고 건강한 비율 (0.26%)
캐나다는 GDP 대비 명품 소비 비율이 약 0.26%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매우 낮고 건전한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풍토라 할수 있다.
4.인도의 명품 시장이 주는 3가지 특수 경제학적 의미
인도는 인구수 세계 1위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로, 명품 시장에서도 대단히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인도의 수치(0.09%)다음 3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를 짚어볼수 있다.
첫째, 수치 너머의 폭발력’ (Extreme Inequality)
인도의 GDP 대비 비율(0.09%)은 조사 국 중 가장 낮지만, 이는 인구
전체(14억 명)의 극심한 빈부격차 때문이다.
실제 인도 전체 인구의 1%에 해당하는 ‘초고액 자산가및 신흥 중산층’ 수만
해도 약 1,500만~2,000만 명에 달한다.
즉, 전체 비율은 낮아 보여도 절대적인 ‘부유층 소비 시장’의 성장 속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둘째,전통적 명품(웨딩/보석) vs 서구 명품(샤넬/루이비통)
인도는 전통적으로 금(Gold)과 화려한 전통 의상(사리), 보석에 대한 선호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다.
그동안은 서구 명품 브랜드(샤넬, 에르메스)보다 자국의 전통 골드/웨딩
명품 시장이 훨씬 컸으나, 최근 뭄바이와 델리를 중심으로 LVMH, 케링 등
서구 명품 제국들이 대형 쇼핑몰을 열며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셋째,한국(0.85%) vs 인도(0.09%)의 대조적 풍경
.한국은 중산층과 청년층까지명품을 향해 달려가는 사회이고, 인도는
소수의 극상류층만이 명품을 독점하는 초기 진입 사회이며,
5.중국의 명품 시장 포텐셜
단순한 양적 팽창 단계를 넘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고도화, 소비자의 취향
다변화, 그리고 2·3선 도시 및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저변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거시경제적 변동성에 따라 소비 양극화와 품목별 차별화(예:
가방류 조정 vs 뷰티·경험형 소비 증가)가 나타나고 있으나, 장기적인 럭셔리
소비 잠재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

종합된 결론
같은 경제 수준이라도 어떤 사회는 가죽 가방에 자신의 가치를 투사하고,
어떤 사회는 삶의 경험과 내면의 풍요에 가치를 둔다. 이 숫자들의 차이가
바로 우리가 탐구해야 할 '문화와 소비 심리의 온도 차이가 된다.
이 숫자 하나에 각 국가의 문화, 계급, 그리고 시대적 심리가 그대로 녹아
있다.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8653
62971
2026-08-10
명품(4) 영원한 명품은 없다

영원한 명품은 없다 ,명품(4)

세계적인 인기의 BTS 공연 의상

명품 선호도 후세대 대중의 인기도와 대체품의 등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이 예상을 현재 2026년 글로벌 패션 업계와 금융계가 가장두려워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관점을 튤립의 역사와 연결하여 다음 세대에서 명품의 지위가 어떻게 흔들릴 수 있는가?


첫 번째 징후: ‘디지털 자산’이라는 대체품의 등장 (Z세대의 심리 변화)

과거 세대에게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최고의 도구가 에르메스 가방이나
롤렉스 시계였다면, 지금의 일부 젊은 세대(MZ 및 알파 세대)에게는 디지털 세계에서의 과시 대체품이 생겼다.
게임과 메타버스 내의 명품: 요즘 젊은 세대는 오프라인 파티보다 온라인 공간이나 소셜 미디어(SNS)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들에게는 수천만
원짜리 실제 가방보다,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에게 입히는 한정판 디지털 의상이나 희귀한 가상 자산(NFT)이 더 강력한 ‘신호(Signaling)’로 작동한다.


튤립과의 평행이론: 네덜란드인들이 실물 튤립도 없이 계약서 종이만 보고 전 재산을 투자했듯, 미래 세대는 만질 수도 없는 디지털 코드에 명품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두 번째 징후: 대중의 피로감과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로의 이동명품의 가치는 대중의 인기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런데 명품이 너무흔해지는 순간 상류층은 즉시 그 브랜드에 피로감을 느끼고 탈출한다.


로고의 종말: 최근 부유층 사이에서 로고가 크게 박힌 가방을 기피하고,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브랜드나 아예 브랜드가 없는 로칼에서 최고급 맞춤
의류로 선회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세 번째 징후: 인구 구조의 변화와 가치 소비 (자긍심을 선호하는 노선이 주류가 되는 미래)
유럽과 북미의 미래 학자들은 향후 명품 시장이 소유에서 경험과 가치로 급격히 재편될 것이라 경고한다.

환경과 윤리의 대체: 미래의 대중은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의 가죽을 착취해 만든 가방을 든 사람을 보고 부러움이 아니라 반감’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인공 배양 가죽이나 친환경 소재가 명품의 대체품으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BTS 패션시대를 쫓는 명품:
과거에는 왕과 귀족의 옷이 명품이었고, 현대에는 거대 기업의 로고가 박힌 가방이 명품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명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는 메시지로 BTS가 전 세계 청년들에게 희망을 노래할 때 입었던 무대 의상처럼, 인류의 마음을 울린

위대한 이야기와 시대정신이 담긴 옷일 것이다. 이를 감지한 루이비통, 디올 등은 BTS를 필사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한 시대를 위로하고 변혁시킨 문화적 아이콘의 의상은 세월이 흐를수록 대체 불가능한 보물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명품은 가격표가 아니라,
그 물건이 어떤 가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가치의 이동 샤넬 로고에서역사적 서사로 미래 세대(Z세대, 알파 세대)에게 대기업이 기계로 찍어내는 샤넬 백이나
루이비통 가방은 점차 돈만 주면 사지만 개성은 없는 물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BTS의 의상에는 대체 불가능한 역사적 서사(Story)가 담겨있다.
구시대의 명품 (20세기) 미래 세대의 명품 (21세기 이후)


명품의 기준: 대기업의 희소한 로고와 소재

명품의 기준: 누군가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희소한 스토리가 담긴 물건

가치의 출처: 브랜드의 마케팅

가치의 출처: 글로벌 팬덤과 인류 문화사에 남긴 영향력

소유 형태: 금고 속에 모셔두는 가죽 가방

소유 형태: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디지털(NFT)로 영원히 기록되는 문화 유산

이미 시작된 역사왕의 도포가 된 BTS의 무대 의상 과거 이집트 파라오의 장신구나 조선 시대 왕의 곤룡포가 박물관에 모셔져 최고 가치의 보물(명품)이 되었듯, 현대 사회에서 전 세계 수억 명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문화적 영웅의 의상은 이미 최고가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실제 경매사례: BTS가 2020년 Grammy Awards 시상식 등에서 입었던 의상이나 Dynamite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한 의상들은

미국 줄리앙 경매에 나와 당초 예상가의 8배가 넘는 수억 원(수십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문화재로서의 가치: 한국 국립무용단이나 박물관에서도 BTS가 빌보드 무대나 경복궁 앞에서 입었던 한복 개량 의상(김리을 디자이너 작품 등)을

단순한 옷이 아닌 21세기 한류의 역사적 사료로 보존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이 옷들은 18세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레스와 정확히 같거나 더높은 위상을 갖게 된다.

 

 

17세기 네덜란드인들은 금 대신 튤립이 영원한 가치의 기준이 될 것이라 믿으며 튤립본위제를 꿈꿨다. 그러나 그 믿음은 단 일주일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역사는 말해준다. 대중의 마음이 떠나고 더 매력적인 대체품이 나오는 순간, 영원할 것 같던 명품도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진짜 영원한 본위제는 시장의 가격표를 넘은 개인의 지성과 내면의 품격이 아닌가?.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8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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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5
튤립이 명품으로

명품(3)

튤립이 명품으로

 

A Tulip Book: Semper Augustus ≫ Norton Simon Museum

집한채값되는 Semper Augustus 튤립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인류 최초의 자산 거품 사태인 튤립 광란(Tulipomania 1634-1637)과 현대 명품 시장의 ‘리셀(Resell) 및 재테크’ 현상을 경제학적 통찰로 비교 분석할수 있다.

실제로 현대 금융 시장에서는 에르메스 버킨백이나 샤넬 클래식 백을 주식, 금, 비트코인과 같은 하나의 대체 자산(Alternative Asset)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1630년대 암스테르담의 튤립 광풍과 2026년 현재의 명품 리셀 시장 사이에는 인간의 탐욕과 시장의 메커니즘이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는 3가지 결정적인 평행이론(Analogy)이 존재한다.

 

  1. 첫 번째 평행이론: 실질적 유용성의 상실과 순수한 교환가치로의 전착(電着)

1630년대 튤립: 초기에는 튤립의 아름다움 때문에 귀족들이 정원을 꾸미려 구입했다. 네덜란드의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중산층도 귀족들이 즐기는 관상용 튤립을 가꾸며 사회적 지위를 영위 과시하려 했다.  명품이 된 튤립은 수요에 띠라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품이 극에 달했을 때는 아무도 튤립을 땅에 심어 꽃을 피우려 하지 않았다. 알뿌리를 양파 보관하듯 창고에 쌓아두고, 오직 내일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이유로 계약서(옵션)만 사고팔았다. 즉, 관상용이라는 사용가치는 사라지고 교환가치만 남은 것이다.

2020년대 명품: 일부 리셀러들과 명품 재테크 족들은 샤넬이나 에르메스 백을 사서 절대 어깨에 메지 않는다. 가죽에 손때가 묻거나 스크래치가 나면 자산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백을 사자마자 박스 채로, 심지어 습기 제거제와 함께 금고나 장롱에 모셔두고 만족감을 갖는다. 그리고 친지들이나 대중들에게 쌓아둔 명품을 과시한다. 가방이라는 원래의 목적(물건을 담는 유용성)은 완전히 상실되고, 오직 수익을 내기 위한 증권처럼 취급되는 이 현상은 튤립 알뿌리를 창고에 쌓아두던 네덜란드 상인들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2. 두 번째 평행이론: ‘인위적 희소성’과 ‘선물(Future) 거래’ 시스템

1630년대 튤립: 튤립 중에서도 가장 비쌌던 셈페르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 ) 같은 품종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독특한 줄무늬가 생기는 희귀종이었다. 자연적으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알뿌리가 땅속에 있어 실물이 없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다음 해 봄에 피어날 튤립을 두고 세계 최초의 선물 거래(Futures Trading)를 시작했다.

2020년대 명품: 에르메스는 돈이 있어도 물건을 주지 않는 공급 통제 정책을 쓴다. 이때 중간상인(리셀러)들이 등장하여 매장 앞 밤샘 대기(오픈런)를 하거나, 매장 직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물건을 싹쓸이한다. 일부 리셀러들은 아직 구하지도 않은 에르메스 백을 커뮤니티에 한 달 뒤 입고 예정, 예약금 50%라며 미리 돈을 받기도 한다. 실물이 아직 손에 없는데 권리부터 사고파는 일종의 현대판 명품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3. 세 번째 평행이론: ‘더 큰 바보 이론(The Bigger Fool Theory)’

이 경제학적 개념이 두 현상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심리현상이다. 내가 지금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튤립 한 알에 집 한 채 값, 에르메스 백 하나에 중형차 한 대 값)에 이 물건을 사도, 나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더 큰 바보가 세상에 존재할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다.

 

비교 분석

17세기 튤립 마니아

21세기 명품 리셀 & 재테크

자산의 본질

식물의 알뿌리 (복제 및 썩을 위험 있음)

가죽 가방 (유행 변화 및 마모 위험 있음)

 

가격의 폭등

 

한 달 만에 가격이 수천 퍼센트 폭등

 

매장가 $13,000 백이 리셀 시장서 $30,000에 거래

 

참여 주체

 

전문 상인에서 점차 의사, 농민, 시녀까지 가담

 

전문 업자에서 점차 주부, 대학생(재테크)까지 가담

 

믿음의 근거

 

전 유럽의 중산층들이 이 꽃을 원할 것이다"

 

명품은 영원하고 가격은 오늘이 가장 싸다(명품 인플레이션)

.

튤립은 폭락했지만, 에르메스는 왜 폭락하지 않는가?

1637년 2월, 네덜란드 하를름의 한 튤립공매장에서 갑자기 더 이상 이 가격에는 안 삽니다라는 냉정이 찾아왔다. 이것봐라 바보들이 우리를 흉내 내어  튤립가격을 하늘처럼 올렸네라고 하며 약싹빠른 귀족층이 고가의 튤립뿌리를 시장에 팔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중산층은 어랍쇼 이건 아닌데 하며 귀족들을 따라 튤립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여  튤립 가격은 단 일주일 만에 99% 폭락하며 거품이 깨졌다. 식물은 누구나 기술이 생기면 대량 재배할 수 있다는 본질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르메스와 샤넬의 거품은 쉽게 깨지지 않고있다. 왜냐하면 현대 명품 기업들은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과 달리, 자신들이 공급량을 100%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아무리 몰려도 가격을 올리면 올렸지, 절대로 물량을 많이 풀지 않는다. 즉, 기업이 거품의 크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법을 배웠기에 현대의 명품 마니아 현상은 400년 전 튤립처럼 하루아침에 종말을 맞이하지 않고 길게 유지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donyoo
유동환
428186
62971
2026-07-24
명품(2) 드레스 코드로 보는 세계사

명품(2)

드레스 코드로 보는 세계사

Pyramid costumes | Nefertari queen, Ancient egyptian fashion history,  Egyptian goddess

명품은 어떻게 왕의 권력에서 우리의 지갑으로 이동했나

역사를 움직인 동력은 전쟁과 경제만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 이면에는 "나는 너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치열한 ‘명품의 역사’가 흐르고 있었다. 고대 왕정부터 크루즈 파티가 열리는 2026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뒤흔든 명품의 연대기를 따라가 본다.

 

1. 고대 왕정 시대: "명품은 신(神)과 왕의 전유물이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의 명품은 백화점 매장이 아니라 '무덤'과 '신전'에서 태어났다.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명품은 아무나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신과 소통하는 파라오(왕)와 제사장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성한 권력' 자체였다.

그 시절의 에르메스: 고대 이집트의 최고급 명품은 황금과 라피스 라줄리(청전석), 그리고 실크처럼 얇게 짠 파라오의 리넨이었다. 

특히 푸른 빛을 내는 보석 라피스 라줄리는 아프가니스탄 깊은 산맥에서만 나오는 초고가 수입품으로, 왕비들의 눈화장품과 장신구로 쓰였다.

여성들의 흥미 포인트: 고대 로마 시대에는 중국에서 온 '비단(Silk)'이 최고의 명품이었다. 얼마나 비쌌는지 비단 1kg이 황금 1kg과 맞바꿔졌고, 로마 의회에서는 여성들이 온몸에 비단을 감아 나라의 황금이 중국으로 유출된다며 비단 수입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때의 명품은 인간과 신, 왕과 노예를 구별하는 선이었다.

 

2. 중세~조선 왕가와 귀족 시대: 법으로 명품을 통제하다

중세 유럽의 성곽과 동양의 왕실 정치 시대로 접어들면서, 명품은 귀족 계급의 신분증이 되었다. 재밌는 것은 이 시대에는 왕과 귀족들이 평민들이 명품을 따라 입지 못하도록 아예 사치 규제법(Sumptuary Laws)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색깔과 원단도 계급순: 중세 유럽에서는 지중해의 희귀한 소라 고둥 만 개를 갈아야 겨우 한 방울을 얻을 수 있었던 '보라색(Royal Purple)' 염료를 오직 왕실만 쓰게 했다. 평민이 보라색 옷을 입으면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벨벳과 담비 모피 역시 귀족 여인들의 전유물이었다. 동양의 조선 시대에도 계급에 따라 가마의 크기, 옷의 자수(흉배), 백의만 허용하고 가체의 높이를 법으로 엄격히 제한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최초의 디자이너: 18세기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명품의 황금기였다. 단발머리를 몇십 센티미터씩 위로 세우고 레이스를 휘감았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곁에는 '로즈 베르탱(Rose Bertin)'이라는 의상 디자이너가 있었다. 역사는 그녀를 최초의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디자이너이자 패션 장관'이라 부른다. 이 시대의 명품은 태생적인 핏줄의 증명서였다.

마리 앙투아네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마리 앙투아네트

 

3. 나폴레옹의 비즈니스 반전: 내 아내의 사치는 프랑스 경제를 살린다

나폴레옹은 조세핀의 하늘을 찌르는명품 영수증을 보며 화를 냈지만, 한편으로는 조세핀의 명품 쇼핑을 교묘하게 권장했다. 왜 그랬을까? 

바로 프랑스 패션 산업을 살리기 위한 국가적 비즈니스 전략이었다.

프랑스산(Made in France)의 의무화: 나폴레옹은 궁전의 모든 여인은 반드시 프랑스 리옹(Lyon)산 실크와 레이스로 만든 옷만 입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조세핀에게 가장 비싸고 화려한 프랑스산 옷을 입혀 전 유럽에 과시하게 했다.

영국을 향한 경제 보복: 당시 프랑스의 라이벌인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면직물을 대량 생산하고 있었다. 나폴레옹은 조세핀이 영국산 면(Cotton) 옷을 입은 것을 발견하자 당장 벗어서 불태우라고 소리를 질렀다.

결과: 조세핀이 화려한 프랑스산 실크 드레스를 입고 전 세계 외교관들을 만나자, 유럽 전체에 프랑스 옷이 최고라는 ‘명품 밈(Meme)’이 퍼졌다. 조세핀의 사치가 프랑스 섬유 및 보석 산업을 먹여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오늘날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있기 200년 전에, 이미 나폴레옹은 명품의 경제학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자크-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조세핀 황후

나톨레온 대관식에 참가한 조세핀


 

4. 산업혁명과 근대 부호 시대: 돈으로 신분을 사는 신흥 귀족(부르주아)의 등장

19세기, 영국의 증기기관이 돌고 산업혁명이 터지면서 세계 역사는 대격변을 맞이한다. 왕과 귀족이 몰락하고, 공장과 상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신흥 부호 계층이 탄생한 것이다. 이들은 핏줄은 평민이었지만, 귀족보다 돈이 많았다. 이 타이밍에 우리가 아는 진짜 명품 브랜드들이 태어난다.

장인들의 브랜드화 (1837년 에르메스, 1854년 루이비통): 돈이 많아진 부호들은 기차와 증기선을 타고 유럽 여행(그랜드 투어)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때 마차의 마구를 만들던 에르메스는 최고급 가죽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고, 놋쇠 공이었던 루이비통은 부유한 사모님들의 드레스가 구겨지지 않도록 사각형 모양의 튼튼한 여행용 트렁크를 발명해 대히트를 쳤다.

패션의 권력이 이동하다: 영국인 디자이너 찰스 워스(Charles Worth)는 파리에 의상실을 열고, 옷에 자신의 브랜드 라벨을 최초로 꿰매어 넣었다. 과거에는 귀족 사모님이 하라는 대로 시녀처럼 옷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디자이너가 이게 올해의 유행입니다라고 선언하면 부호들이 줄을 서서 가치를 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시대의 명품은 성공한 신흥 엘리트의 훈장이었다.

 

5. 현대(20~21세기): 명품의 대중화, 그리고 진짜 부자의 선택

20세기에 접어들며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고 여성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명품은 또 한 번 변신한다. 코코 샤넬은 코르셋을 찢어버리고 남성의 정장 원단(저지)으로 활동적인 여성복을 만들어 자유라는 명품을 선물했고, 크리스찬 디올은 전후의 삭막함 속에 '우아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2026년 현재, 명품은 거대 금융 자본의 (LVMH, Moet Hennessy Louis Vuitton, Kerring)의 손에 들어가 대량 생산되며 누구나 할부로 살 수 있는 대중적 명품(Masstige)의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했다.


 

맺음말: 역사가 증명하는 최고의 명품

고대 파라오의 황금도, 베르사유의 보라색 드레스도, 현대의 에르메스 버킨백도, 그 본질은 결국 나는 특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적 도구였다.

하지만 명품이 흔해진 현대 사회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거대 기업이 찍어내는 로고 가방을 들고 남들과 똑같아지기 위해 애쓰는 것이 과연 진짜 명품일까?

왕정 시대의 법적 통제도, 현대 자본주의의 마케팅 유혹도 뛰어넘어, 저렴한 옷 속에서도 자신만의 품격을 찾아내고, 그 남은 여력으로 이웃을 돕고 세계평화공존을 자연선택하며 세계여행을 통해 배우는주체적인 삶으로  역사의 눈을 돌려 볼수 있을까. 

대기업의 로고 뒤에 숨지 않는 당당한 개인의 자존감이야말로 인류가 진화시켜 온 가장 귀하고 희소한 최고급 명품일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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